[세계는 지금]

내 아이는 어떤 인재로 크고 있나요?

현장 l Writer_김수향 upload_관리자 posted_Mar 20, 2017

5.김수향.jpg

 

 

초등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으면 남학생 중 절반 이상의 꿈이 발명가 아니면 과학자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 직종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고 막연했던 시절, 아이들이 그렸던 그림은 무엇이었을까?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세상에 내보내겠다는 야심 찬 결심이 전부였을 것이라고 상상해본다.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뚝딱거리고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직업에 대한 열망이 지금보다 더 주목 받고 각광받으며 지지 받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필자는 지난 수년간 미래의 자신의 꿈을 ‘과학자’나 ‘발명가’라고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아이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돈’이 안 되는 직업, 과학자. 이 창의적 지성집단에 대한 외면은 자본주의 사회의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오랜 기간 희망 직업의 상위 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던 과학자가 최근 다시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noname01ㅌㅌ.jpg

학생의 희망직업 상위 10위 <출처 : 교육부 진도교육현황조사>

 

교육부가 발표한 초·중·고교생의 희망 직업 상위권 순위를 살펴보면 2016년의 희망직업 상위권에 과학자, 생명 자연 과학자 등과 정보시스템과 기계공학을 다루는 미래 유망 직종의 등장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런 변화조차도 그 옛날, 이전에 없던 발견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결연한 의미로 택한 직업군이라기보다 오히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변화에 대응하는 직업군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과학자라는 직업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직업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는 항상 변화에 능동적이고 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재를 원해왔다. 과거 과학자는 초·중·고교생의 깜냥에도 그 능동적인 변화의 수장 역할을 족히 감당해 낼 인재상에 가까웠고, 그것은 어떻게든 미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다는 의미다.

 

 

김수향2.jpg

최근 제 3차 산업혁명에 이은 4차 산업혁명의 미래가 도래한다는 연이은 보도와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대체할 ‘미래에 없어질 직업군’ 중 태반이 지금도 학생들의 진로적성검사에 주요 직업군으로 등장하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직업으로 삼을지, 쉬운 말로 밥은 벌어 먹고 살 것인지 불안하다. 지금처럼 아이들을 교육시켰다가는 취직은커녕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살 수 있는 경쟁력을 갖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어느 산업혁명보다도 혁신적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인공지능이 대처할 수 없는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고 발굴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미래 인재상에 맞는 자녀와 학생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은 전 세계 교육계의 큰 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그것은 중심가치가 ‘유망직종’을 예견하고 그것을 준비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 아이들에게 지식을 가르치기 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삶의 자세’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삶의 자세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근 세계의 교육 트렌드가 지향하는 인재상을 살펴보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쏟아야 하는 노력이 어떤 것들이 되어야 하는 지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메이커 교육, 문제&필요 발견과 해결을 동시에!

 

 

김수향3z.jpg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은 아이디어를 자신의 힘으로 직접 구현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그 과정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확산시켜 나가는 메이커들의 문화를 일컫는다.1 메이커 운동에서 말하는 메이커(Maker)는 DIY(Do It Yourself)를 잘하는 사람들과 차별된다. 여기서 메이커(Maker)는 디지털 기기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한 창의적인 만들기 활동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사람을 통칭한다. 예로부터 우리는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자급자족하고 만들어 사용하고 그 기술을 전수해 주었다. 그러나 생산기술의 발전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개인의 메이커(Maker)로서의 기능을 점차 대량생산 공장에 내어주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생산이 가능한 생산자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런 변화가 초래한 중요한 문제는 바로 개인과 사회에 필요한 것과 문제를 볼 수 있는 ‘비판적 사고의 상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의 상실’을 들 수 있겠다. 나를 대신해서 내 삶의 편리를 고민해주는 대기업들이 만들어 주는 좋은 상품들에 둘러싸여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문제 발견자’와 ‘해결자’들이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메이커 운동에서 시작한 메이커 교육의 핵심은 그래서 다음과 같다. 메이커 교육을 통해 키우고자 하는 인재의 본질은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며 만들어가는 것에 있다. 즉 변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만들어 가는 인재를 기르는 것이 메이커 교육의 진정한 목표인 것이다.

흔히 국내에서 메이커 교육이라 하면 3D 프린트를 다루는 것이나 코딩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어떤 교육 과정도 설정하지 않고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과학기술과 IT 테크놀로지를 가르친다. 혹은 아예 그것을 개발하는 과정에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즉 메이커 교육의 핵심은 내 주변에, 내 사회에 해결이 필요한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내가 숙지하고 공부해야 할 기술을 습득한 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에 있다.

 

 

미국, 메이커 교육을 위해 기업, 학교, 정부가 나서다.

 

미국은 이러한 메이커 운동의 확산을 위해 기업과 정부 그리고 학교가 나서 메이커 교육을 적극 권장하고 돕고 있다. 세계적 기업 구글은 매해 사이언스 페어(Science Fair)를 열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학생들을 선발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그들을 독려하고 있다. 또한 메이커 축제(Maker Fair)를 통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아이디어와 메이킹을 즐기는 일을 장려하고 있다. 많은 공공기관에서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를 제공하며 메이커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의 싱귤레리티 대학(Singularity University, 샌프란시스코)은 정식 대학이 아니라 미국 항공우주공학기지에 위치한 10주 과정의 대학원이다. 이곳에 모인 학생들의 목표는 ‘어떻게 10억 지구인의 삶을 풍요롭게 할까?(How will you improve the lives of a billion people?)’이다. 강사들은 첨단 산업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고 학생들은 자신들이 받은 교육적 혜택을 인류가 당면한 문제에 돌려주어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모였다. 수업의 주요 내용은 환경, 자원, 식량과 같은 인류의 과제이며 학생들은 문제의식을 해결할 수 있는 최첨단 분야의 전문 지식을 배운다. 메이커 교육의 또 다른 핵심은 문제발견의 중요한 근간에는 한 개인의 문제와 고민이 아닌 사회와 인류를 위한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세상의 문제를 찾고 그것을 해결하는 인재’가 미래를 준비하는 미국 교육이 현재 여러 분야에서 메이커 교육을 통해 양성하고 있는 인재인 것이다.

 

 

STEAM 교육, 창의의 기본은 예술교육

 

제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면서 논의되는 것 중에 중요한 한 가지는 ‘인공지능 AI가 범접할 수 없는 인간의 능력은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포천(Fortune)>의 편집장이자 미국에서 존경 받는 저널리스트 중 한 사람인 제프 콜빈은 그의 책 「인간은 과소평가되었다」(한스미디어,2016)에서 “인간에게 가장 유리해질 분야는 근본적인 인간의 능력인 공감, 창조력, 스토리텔링, 유머, 인간관계 형성 등”이라고 말했다. 기계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에 있는 이러한 능력들은 헌신적인 고객들, 돌파구가 될 아이디어, 유능한 팀 등과 어우러져 엄청난 경쟁력을 만들어낸다. 앞서 필자의 원고에서 미래형 인재가 가져야 할 핵심가치 중에 하나가 바로 ‘네트워킹’ 능력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네트워킹의 기본은 공감능력이며,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것을 인간관계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능력은 4차 산업혁명에도 여전히 그 능력을 발휘하며 건재할 것이라는 의견인 것이다.

 

김수향5.jpg

 

그렇다면 이러한 미래형 인재를 위해 세계는 어떤 교육을 준비하고 시행하고 있을까? 첫째는 융합형 인재의 양성이고 둘째는 예술교육을 통한 공감형 인재의 양성이다. 이러한 교육계의 움직임은 다음 변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수년 동안 교육계는 미래형 인재를 위해 기존 세계 교육이 STEM교육(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 - 통합 융합교육)임을 주창하며 모든 학습 과정에 다양한 방법으로 융합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이 STEM교육에 결여된 부분이 있음을 인지하고 예술(Arts)교육을 포함시켜 STEAM교육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려 하고 있다. 많은 경우 STEM교육이 예술적 감수성, 직관력, 상상력,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해 조화를 이루는 인재를 만들어 낸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왜 예술교육일까? 첫째 예술을 접목해 딱딱한 분야인 과학융합교육에 보다 효과적으로 접근하려는 의도가 있다. 두 번째로는 예술적 활동을 통해 은유와 비유 등 인간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감정을 읽어내는 법을 익히고,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간접 경험의 폭을 확대시켜 창의성을 고취시키는 것에 목표가 있다 하겠다. 마지막으로 예술교육이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는데 필요한 공감능력의 발현을 돕는데에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는 STEAM학습의 중요한 과정으로 ‘감성적 체험’을 제시하고 있다. 감성적 체험이란 ‘학생들 스스로 의문을 가지고 자신의 아이디어에 의해서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획득한 과학 원리에 근거하여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는 단계’로 제시되어 있다. 또한, 이러한 세 가지의 학습 활동을 통해서 ‘학생이 과학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과제에 대해서도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 태도를 육성할 수 있다,’ ‘과학적 사고의 육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의 과제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2

그러나 여전히 STEAM교육은 예술 활동을 통해 수업의 주제에 보다 부드럽게 접근하려는 부수적인 수단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융합교육이 아니더라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겠다.

   

 

참조

1) 국립국어원 국어 사전

2)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 기초한 STEAM 교육의 가능성과 과제 - 한국 STEAM 교육의 원리와 수업 구상의 검토, 김정효*․안도 쿄우이치로, 미술교육논총 2013년

 

김수향

김수향
[더시안 교육연구소] 아동, 청소년, 학교 교육 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주는 대안적인 해외교육 사례 소개로 2015년부터 연재 중. 필자는 더시안교육연구소 이사로, 더시안교육연구소는 청소년들이 직업체험을 넘어 사회를 경험함으로써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한다는 진로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실천하고 있는 연구 및 활동그룹입니다.
?
  • 지젤 2017.03.29 19:29
    다음 세대를 양육하는데 꼭 읽어봐야힐 글이네요!
  • 관리자 2017.04.03 17:24
    더시안연구소는 청소년과 학교 교육에 대해 다양한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