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관 이야기] 누구나학교 라운드테이블 1

'새롭게 모이고 배우고 꿈꾸자'를 준비하며

현장 l Writer_김영란 upload_관리자 posted_Jul 31, 2018

 

1.

“띠리리링~ 안녕하세요. 서울시 OOO재단입니다. 누구나학교 담당자이신가요? 전부터 누구나학교가 매력적이어서 관심 있게 보고 있는데 질문 좀 드릴게요.”

 

“띠리리링~ 서울시 OO구청 교육협력과입니다. 누구나학교를 중심으로 기관방문을 하고 싶어서요.”

 

매력적인 누구나학교다. 나 역시 문의 전화를 해 온 어느 기관의 담당자처럼 수원시평생학습관의 누구나학교를 매력적으로 느꼈던 시민이었다.

나는 우연한 계기로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사업에 발을 담그게 되었다. 계기는 우연했으나 시대와 기대는 민주시민교육에 날개라도 달 것만 같았던, 바야흐로 촛불혁명 직후였다. 부푼 마음으로 생애 처음 평생교육기관에서 일했다. 민주시민교육에 ‘교육’이라는 단어가 붙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은 그 산하기관인 평생교육기관으로 편성되었고 그 안에서 민주시민교육의 불씨를 살려내야 했다.

그 전까지 나에게 평생교육기관은 각종 행사를 하기 위해 대관하기 좋은 장소 정도로 인식되었다는 부끄러운 고백을 덧붙인다. 나는 그렇게 평생교육(‘평생학습’이라는 표현이 더 좋지만)과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콘텐츠를 함께 만났다.

 

평생교육 6대 영역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평생교육법 개정 문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평생교육계의 대응 전략, 대학 구조조정과 평생교육과의 연계 방안, 직업능력 교육에 있어서의 고용노동부와의 갈등 등과 같은 평생교육계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들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평생교육의 여섯 번째 영역인 시민참여교육으로서의 민주시민교육을 깊이 고민하려 노력했다. 그 때 시민주도형 학습 모델의 우수사례로 알게 된 것이 수원시평생학습관의 누구나학교였다.

해가 바뀌고 나는 누구나학교 담당자가 되어 그 안에서 누구나학교를 꿰뚫어 보게 되었다.

업무용 공유 폴더에 남겨진 지난 몇 년간의 소중한 기록들을 보며 누구나학교의 유명세가 단순히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형식에서만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장 먼저 느꼈다. 누구나학교의 가치를 열심히 만들어 갔던 많은 담당자들과 기꺼이 함께 했던 시민들의 수고와 고민이 없었더라면 내가, 그리고 또 다른 이가 누구나학교를 소개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책임감과 함께 찾아온 것은 누구나학교의 더 높은 도약을 꿈꾸며 이미 기획되어 있던 <2018 누구나학교 라운드테이블>의 계획서였다.

 

 

2.

한 달 남짓이었다. <2018 누구나학교 라운드테이블>을 기획하고 알리고 치러내야 하는 시간이 말이다. 다행히 행사의 큰 얼개는 올해 초에 구상이 되어있었던 터라 세부 계획만 잘 짜면 되는 일이었다. 미리 계획되어 있던 내용은 ‘누구나학교 관계자를 모아 실무적인 고민을 얘기하고 지속적인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보자’는 취지의 간담회였다. 누구나학교는 지난 몇 해 동안 여러 지역의 기관 및 단체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누구나학교가 전국으로 확산되어 취지와 의미까지 함께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었으리라. 그 간 업무협약을 맺었던 기관의 리스트를 찾아 전화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누구나학교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과 아예 협약 내용 자체를 모르는 기관도 있었지만 다행히 잘 운영하고 있는 기관이나 단체가 네 곳이나 됐다. 그리고 이름은 다르지만 누구나학교와 같은 지향으로 시민주도 학습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 은평구평생학습관과 광명시평생학습원의 숨은 고수교실, 느슨한학교의 담당자들도 함께 초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업무 협약 이후 각 기관에서 누구나학교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의 상호 소통이 없었고, 숨은 고수교실이나 느슨한학교 담당자 역시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타기관의 실무자와 소통이 고팠던 터라, 이 자리에 관계자를 모시는 일은 수월하다 못해 너무 뒤늦게 모시는 건 아닌가 할 정도로 마치 기다렸던 자리처럼 일사천리로 준비되었다. 이렇게 학습관까지 총 일곱 개의 누구나학교가 모여 ‘세션1.누구나학교 집담회’가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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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1. 누구나학교 집담회  ⓒ수원시평생학습관

 

 

3.

문제는 이렇게 우리(?)끼리의 간담회로 라운드테이블을 끝내기에는 아쉽다는 점이었다. 학습관 이용자와 시민이 함께 참여할 만한 오픈 세션을 하나 더 열자는 팀 내 의견이 나왔고, 나는 다시 새로운 세션의 고민에 빠졌다. 고민 끝에 아이디어 온다했던가. 누구나학교도 깜짝 놀랄만한 새롭고 핫한 사례들을 들려줄 분들을 모셔서 우리의 눈과 귀가 번쩍 뜨이게 이야기를 듣고, 테이블토론을 이어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새롭게 모이고 배우고 꿈꾸는 사람들을 모아보자! 그리고 누구나학교도 더 새롭게 모이고 배우고 꿈꿔보자!’ 라는 생각으로 두 번째 세션도 준비 되었다.

세션2는 이러한 생각을 그대로 담아 ‘모이고 배우고 꿈꾸는 더 많은 방법들’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리고 민주시민교육을 고민하면서 알게 되었던 단체들을 떠올렸다. 민주주의온라인 플랫폼 <빠띠>와 <문탁네트워크>, <누구나정상회담@대전>과 같은 모임 또는 단체가 그렇다. 막상 민주시민교육사업을 하면서는 마음속에만 품고 있었는데 수원시평생학습관의 누구나학교 담당자가 되어 이 사모(?)하던 단체들을 한자리에 모시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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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2에서는 모이고 배우고 꿈꾸는 더 많은 방법들을 나누었다.  ⓒ수원시평생학습관

 

민주주의 온라인플랫폼 <빠띠>는 인터넷이라는 기술로 세상을 더 민주적인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는 민주주의 벤처다. 누구나학교의 눈으로 본다면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스스로 그리고 더불어 배울 때 지금까지는 학습관이 중요한 플랫폼이었다면 온라인 플랫폼의 공간에서 시민과 회원들이 새롭게 모이고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빠띠를 섭외하면서 가졌던 기대였다.

누구나학교가 시민주도 학습 플랫폼으로서의 훌륭한 장점이 있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어 보였다. 그렇지만 누구나학교로 열리는 강의(?)의 주제들이 주로 생활·문화 강좌에 치중된다거나 재미있는 취미 활동으로만 그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문탁네트워크>를 떠올리게 했다. 문탁에서는 공부가 책 속에만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터전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실천하고 실험하며 살아간다. 배움에 그치는 것 보다는 배운 대로 살아가는 것, 또 살며 배우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환기하고 싶었다.

<누구나정상회담>은 시간과 장소, 방식과 규모에 상관없이 대전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대화 모임이다. 청년과 청소년들에서 시니어까지 이름 그대로 누구나 대장(대화 모임을 여는 사람)이 되어 174개의 대화모임을 만들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특정 기관이나 단체의 기획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민들이 기획하고 운영하며 봉사와 후원으로 시즌2까지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시민 주도형 모임으로 주목하기에 충분했다. 누구나학교와 가족 같은 이름 때문에 이들의 활동에 더 공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 청년 소셜벤처 대회(2017 어벤처스)의 수상 팀을 흥미롭게 살펴보다가 행동하는 청소년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어른들의 커뮤니티 플랫폼이라는 소개로 눈길을 사로잡은 <유쓰망고>와, 도시기획자들이 모여 서로의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네트워크로 급성장하고 있는 <작은도시기획자들> 이라는 모임(정확히는 이 모임에서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수원 청년)까지 총 다섯 개의, 아니 그 이상의 새롭고 핫한 이야기를 들려줄 분들이 모셔졌다.

 

 

4.

그 이후는 애간장 졸이는 홍보 과정과 문구점, 슈퍼마켓을 오가며 필요한 물건을 사 나르는 일, 센스 없는 안목과 결정 장애를 극복하고 현수막 시안을 고르는 고된(?) 작업을 거쳤다. 당일은 부디 많이들 오시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던가.

세션1과 세션2는 각각의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집담회에 참석한 각 기관의 실무자들은 또 자리를 만들자, 온라인 소통창구라도 만들어 보자 하셨고, 세션2는 두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 야속하다 탓하며 아쉽게들 돌아가셨다.

담당자의 역할이 그렇듯 당일에는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오갔던 많은 대화를 온전히 담지는 못했다. 자리 해주신 관계자 여러분들과 귀한 시간 내어주신 시민들께서는 과연 새롭다 느끼셨는지 알 수 없지만, 새롭게 모이고 배우고 꿈꾸려는 많은 이들이 함께 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누구나학교에게는 큰 동력이 되었으리라.

나와 관계한 모든 것이 호혜롭게 연결될 수 있게, 나의 삶이 타인에게 먼저 그 모습일 수 있도록 나를 담금질하는 것, 누군가 말했던 평생을 두고 나를 짓는 일이 학습이자 공부이고 배움이라 규정한다면 나는 수원시평생학습관에 오자마자 참 좋은 공부를 했다. 그리고 앞으로 누구나학교에서도 이런 학습과 공부, 이러한 배움이 더 진하게 풍기기를 감히 바라본다.

 

 

*새롭게 모이고 배우고 꿈꾸자 ‘세션1.누구나학교 집담회’ ‘세션2.모이고 배우고 꿈꾸는 더 많은 방법들’은 웹진 와를 통해 정리된 글과 사진으로 담아드리겠습니다.

 

 

김영란
수원시평생학습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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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어리 2018.08.01 14:48
    마치 행사를 같이 고민하고 준비한 것처럼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되네요.^^ 앞으로도 좋은 모임과 활동 기대합니다. 화이팅!
  • 신원재(부산연제구평생교육사) 2018.08.06 10:52
    가까이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며 늘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고민하는 만큼 성장하고 변화하는 누구나 학교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