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들이 그리고 만드는 일상의 문화를 지원합니다

이슈 l upload_ posted_Dec 01, 2015

시니어의 자발적 문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 서울시 50+재단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VS ‘노인이 좌우하는 나라는 있다’

 

코엔 형제가 영화화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미국 작가 코맥 매카시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이 소설의 제목은 예이츠의 시 한 구절, “That is no country for old man”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네요.

삶 속에서 체득한 경험과 지혜가 있지만 이제 몸은 쇠락하여 보안관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버거운 노인. 그가 헤쳐 온 시대와는 다른 문법으로 작동하는 세상은 이제 영 불편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노인은 보안관이 아니라 경비원 자리마저 연줄을 대야하고, 산업역군의 상찬 대상에서 어느새 민폐 끼치는 불편한 존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OECD 평균(12.4%)에 비해 4배(49.6%)나 높은 압도적 노인 빈곤율은 성장의 그늘이라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잔인하기만 합니다. “The Last, The First” 간디가 남긴 이 말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는데 삶의 벼랑 끝에 있는 존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간디의 이 말을 인용하는 것이 참 부질없는 일로 느껴지는 시대입니다.

이처럼 우리시대 노인은 애잔함의 대상이면서 한편으로는 어버이연합으로 통칭되는 ‘아스팔트 우파’처럼 보수우익의 상징으로 호명되기도 합니다. 후자의 의미는 지난 대선 당시 20~30대(68.8%)에 비해 50~60대(84.3%)의 투표율이 15.5%나 더 높은 점을 들어 ‘노인이 좌우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폄하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압도적 보수언론의 영향이든 리터러시 스킬의 부족이든 그들은 정당한 권리와 의무를 다 하고 있는 셈입니다. 고령자가 보수적 측면이 크다면 젊은층은 생래적으로 기존 질서와 권위를 거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에게 대안과 희망을 제시하여 결집시키지 못하는 야권의 ‘실력없음’이 핵심이지 고령자의 높은 투표율을 비아냥거릴 일이 절대 아닙니다.

 

노인 X세대의 등장

 

경제적으로는 벼랑 끝에 몰려있고 사회적으로는 존중받지도 못하는 그들은 실제 맨 손으로 한국경제를 일궈온 주역이기도 합니다. 한때 세계 경제의 변방에서 저임금을 바탕으로 OEM 생산기지 역할을 해 온 한국. 그때의 가리봉동 구로동의 ‘공돌이’ ‘공순이’들이 지금 우리의 어머니, 이모입니다. 사막의 모래바람 속에서 ‘공구리’ 치던 ‘노가다’들이 지금 우리의 아버지이고 삼촌입니다.

그러다 경제의 기틀이 조금씩 잡혀 나가기 시작할 즈음 베이비부머 세대가 바통을 이어받아 사회의 주역으로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기존의 근육질의 노동에서 점차 뇌를 활용하는 노동으로 포커스가 옮겨가기 시작했고 넥타이를 맨 화이트칼라에게는 근대적 근면성보다는 현대적 감각의 비즈니스 정신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돌이’ ‘노가다’가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드넓은 세계와도 조우하기 시작했고 당연히 ‘충성’과 ‘헝그리 정신’ 대신 글로벌 스탠다드를 조금씩 익혀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제 노인세대로 진입하기 시작했지만 그 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경험과 능력과 지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노인 X세대라 불러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단지 머리가 희다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고령자라는 세트로 묶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 독법이 필요합니다. 정책을 펼 때도 당연히 이런 관점에 근거해야 할 것입니다.

수원시평생학습관에는 시니어가 중심이 된 ‘뭐라도학교’라는 플랫폼이 있기에 서울시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사업 계획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는데, 최근 재단 설립 조례가 통과되었다고 하여 한번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이 사업의 책임 실무자인 남경아 씨는(서울시 50+재단 및 캠퍼스 추진단/단장) 희망제작소와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함께 일했던 인연이 있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서울에는 절대적 빈곤 노인층도 적지 않고 취업 등의 문제로 좌절해 있는 청년들도 많이 있습니다. 절박성 측면으로 보면 한정된 시 예산을 중장년층에 투입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듯한데요, 이 사업이 갖는 필요성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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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인구학적 측면을 볼 필요가 있는데요, 조례상 특정되어 있는 50~64세의 인구는 214만 명으로 서울 전체 인구의 21.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전국 통계에 비해 조기퇴직이 빠른 편이어서 45세까지를 포괄한다면 약 29%인 297만 명까지 늘어납니다. 14세미만 아동(119만 명)과 65세 이상 노인 인구(119만 명)를 합친 수보다 더 많은 셈이죠. 한국사회의 저출산,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이 숫자는 당분간, 적어도 앞으로 한 세대 이상 정도까지는 줄어들지 않을 거라 봅니다. 즉, 단기간에 뭐 문제가 있어서 대응하고 끝낼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또 하나는, 인류가 이미 100세 시대에 도래했다는 점입니다. 어떤 미래학자가 의무교육기간이 한 번 더 생길 수 있다 라고 얘기했듯이 100세 시대는 우리 인류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이기도 하고 이것은 거기에 걸맞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사후 대응이 아니라 공공적 관점에서 선제적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그것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책의 대상이 지금 당장 보면 베이비붐 세대이긴 하지만 노년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이 사업은 특정 시기, 특정 연령대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대, 전체 사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사회를 경험한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를 보면 민간재단이나 대학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만 아시다시피 한국은 그런 것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따라서 공공성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 부분에 대해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50플러스 재단의 사업이 교육과 일자리 등이 핵심인데 사실 서울시의 경우 지금까지 장년층을 위한 일자리 정책이나 퇴직을 앞둔 세대를 위한 교육 등의 정책이 있지 않았습니까. 이런 면에서 보면 중복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계‧조정‧협력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2010년 이후에 베이비붐 세대 문제가 우리사회 중요 이슈로 떠오르자 중앙정부에서도 ‘새로마지플랜’이라고 해서 각 부처별로 만든 정책만 130여 가지에요. 그리고 서울시도 중장년층 일자리 플러스 센터부터 창업지원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책은 쏟아지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잘 모르고 있고, 또 실효성, 효과성도 판단해 봐야 하구요. 이런 정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적시에 정보를 알려주고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 없다, 그래서 저희 재단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연계‧조정‧협력을 통한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 이런 것이 중요 축입니다.

두 번째는 차별화입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쏟아낸 정책의 대부분은 구인구직 방식의 전통적 방식이었어요. 1대1 매칭방식. 그런데 저희 재단에서 표방하고 있는 포인트는 철저히 ‘당사자 중심’의 운동이다, 라는 부분입니다. 사실 1대1 구인구직 방식의 일자리라는 것이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설사 그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은 이미 수행하고 있는 기관이 있으니 저희 재단 정책 목표는 당사자 그룹들의 다양한 교육이라든가 커뮤니티 지원을 통해서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일자리, 학습문화, 노년문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중앙정부나 기업도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 재단 하나 만들어졌다고 해서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변화될 수는 없는 일이죠. 2009년 금융권 은퇴자 13명이 희망제작소에서 교육을 받은 후 그분들이 300만 원씩 출자해서 ‘희망도레미’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조합원 40명 기업으로 성장한 모델이 있습니다. 즉, 저희는 기존 일자리 매칭을 통해 몇 명을 취업시키겠다 보다는, 이건 이미 하고 있는 기관들이 있으니까, 예를 들면 ‘희망도레미’와 같은 모델을 천개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큐베이팅 하겠다, 이런 전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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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50+ 정책 개요(출처: 서울시 50+ 정책 설명서)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물론 취지나 의미가 궁금할 수도 있겠으나 역시 관심이 가는 부분은 어떤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일 것입니다. 남경아 단장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서울시 50플러스 사업의 추진과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인생재설계 지원

  • 원스톱 종합상담센터 설치(권역별 1개소/총5개)
  • 인생재설계 입문, 전문, 단과 과정 운영
  • 온, 오프라인 아카이브 구축
  • 대상별, 욕구별 콘텐츠 개발 및 운영

  2) 50+일과 사회공헌

  • 50+앙코르 펠로우십 프로그램 모델링(교육과 인턴십 병행 모델)
  • 공공일자리 신규 발굴 및 확산
  • 직종별, 대상별 50+일자리 협동조합 설립 및 중소기업연계 수익모델 창출                   
  • 중장년층 창업 성공모델 육성
  • 다양한 창직 아카데미 운영
  • 사회공헌 허브 구축
  • 개방형 공유공간과 스타트업 입주 사무실 조성

  3) 50+문화 확산

  • 인생후반 조화로운 라이프 스타일 제시
  • 50+단체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
  • 50+학습공동체 및 일상 동호회 활동 지원
  • 꿈찾기 프로젝트
  • 쉼과 힐링, 여가, 건강 프로그램 지원
  • 50+신문화 확산을 위한 공익캠페인

  4) 연구, 조사, 홍보 사업

  • 실사구시 당사자 주도 연구, 조사 사업
  • 50+콘텐츠 개발 및 보급
  • 50+저널, 리포트, 매뉴얼, 가이드북 발간

 

재단 사업 설계를 위해 해외 사례도 많이 연구‧검토하셨을 텐데요. 그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어떤 부분인가요?

 

제가 이 사업을 연구하면 할수록 결국 문화로 귀결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노년의 문화라는 것은 느티나무 아래서 장기 두는 것 외에는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또 노년이 보여주는 문화는 왠지 쓸쓸하고 구차하고 우울하게 비쳐지는데 그렇다면 실제 당사자들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가를 봤을 때, 사실 잘 모르겠어요.

외국의 경우 베이스가 우리와는 다릅니다만 노년의 문화를, 특히 50세대의 문화를 되게 발랄하게 풀고 있어요. 그래서 ‘미국 은퇴자협회’로 잘 알려진 미국 최대의 비영리기관 AARP도 고령자문제에 천착하다가 미국도 베이비부머 세대가 중요 이슈로 부각되니까 예를 들면 ‘1960년대 베이비붐 문화를 떠올렸을 때의 키워드’ 이런 것을 해서 계속 스토리텔링하고 재미있는 출판물로 만들어서 젊은 세대와 교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문화적인 게 중요하고 그들 스스로 당사자들이 보여주는 일상의 문화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일본에 갔을 때 아주 인상 깊었던 것은 ‘니트를 짜는 할머니들의 모임’ 이런 거였어요. 거창한 비영리기관이 아니라... 영국의 ‘캠든 타운 쉐드’처럼 마을 목공을 하고 있지만 거기서 얘기하는 것은 이런 거예요. 퇴직 남성들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매개로서의 목공을 했다는 거고, 그래서 그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가장 넓고 좋은 공간을 차 마시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일상의 문화를 통한 노년의 모습을 당사자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해외사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노년의 모습을 얘기할 때 그 무엇보다 일상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다른 세대와 소통 교류 정도가 아니라 교감하는 중요한 메시지다, 그래서 이것은 행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건데 저희가 50플러스재단의 기능-기획, 서비스제공, 지원관리협력- 외에 ‘홍보와 프로모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저희는 이것을 풀어나갈 여러 가지 것을 캠페인 그리고 무브먼트 방식으로 해나가겠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에서 운영하는 캠퍼스와 구 단위에서 운영하는 센터가 있는데 이 둘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연계와 협력 그리고 조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동네 단위에서 일자리 문제까지 푸는 것은 절대적 한계가 있습니다. 당연히 일자리 관련한 것은 재단이 기업 연계, 학교 연계 등 상층 단위의 협약을 통해 굵직굵직한 루트를 개척할 텐데 이것은 캠퍼스를 통해 구현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인생 전환기에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동네에 머무는 시간도 당연히 늘어나게 되겠지요. 그럼 동네 안에서 시간을 어떻게 보낼 거냐, 그런 의미에서 지역사회에의 참여가 매우 중요한 거죠. 그것을 일본에서는 ‘지역 데뷔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이고 그런 기능을 하는 것이 센터의 핵심 기능 중 하나입니다. 서울시가 마을관련 사업을 하면서 마을 안에서도 ‘베이비 붐 세대 마을에서 먹고 살기’ 이런 콘서트도 하고 그랬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어요. U3A 같은 시니어 학습공동체 모델도 권역 보다는 동네 단위로 이뤄지는 게 좋을 것입니다.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만 재단이나 캠퍼스 그리고 센터의 준비 정도는 어떻게 되나요.

 

인생이모작지원단은 4월부터 10월말까지로 활동이 종료 되었고 지난 10월에 재단 설립을 위한 조례가 통과가 되었기 때문에 통상적인 재단 설립 준비위원회가 꾸려진 상태로 이해하시면 되는데 저희는 내년에 캠퍼스를 1학기에 개관해야 하는 추진단 업무까지 동시에 부여받은 상황입니다. 재단의 임원진 인선이 끝나면 거기에 따라 스텝을 구성하게 되는데 그분들은 추진단이 작성한 사업계획과 캠퍼스 개관 업무를 하게 될 것입니다.

캠퍼스는 재단의 고유목적사업 중 하나인데 공간적으로 보면 은평구는 기존 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캠퍼스로 전환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고, 마포구도 공덕동에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습니다. 구로의 경우는 신축이어서 2017년도 개관을 계획하고 있고, 강남의 경우 저희 사업의 대상층이 밀집된 지역인데 아시다시피 금액 문제 등으로 부지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소규모 임대로 내년 상반기 정도에 추진할 예정입니다.

캠퍼스의 기능과 역할은 동일하지만 한편으로 지역에 따라 ‘따로 또 같이’ 전략도 세우고 있습니다. 은평의 경우 혁신파크라는 단지의 특성을 살려서 공공 일자리와 세대공감 모델을 특화하는 캠퍼스, 마포는 서울시 창업지원센터랑 입주를 같이하기 때문에 50세대 창업‧창직(창직: 창조적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직업이라는 뜻-편집자 주)을 특화한 프로그램, 강남권의 경우 기업과 연계한, 50플러스 소셜벤처 같은 소규모 모델로 갈 계획입니다. 공간이 작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청년 D.CAMP(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복합 창업센터-편집자 주)처럼 50대의 디캠프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구로는 상대적으로 아파트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가족, 세대통합, 마을에서의 시니어 모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센터의 경우에는 2020년까지 20개를 만들겠다는 것이 민선6기의 공약이고 현재 3개가 운영되고 있지만 지금 당장 양적 확대를 지향하기 보다는 캠퍼스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 모델을 분명히 보여주면서 내실을 갖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재단 교육사업을 보면 평생교육과의 접점도 있어 보이는데 이에 대한 계획은 따로 있나요.

 

이런 문제 때문에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원장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협력해서 함께 시너지를 내자는 것에 대해서는 깊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일상의 학습문화인 U3A의 경우 평생학습 분야나 저희나 중요한 모델이기 때문에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보고요, 인생학교도 그와 유사한 아젠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50+사업에서는 일자리 못지않게 그 기저에 50세대의 공공성, 시민성 제고가 중요합니다. 이것은 평생교육에서 훨씬 더 중점적인 가치이고 잘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당연히 서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부분이고요. 저희가 특화해서 진행할 노후설계‧인생설계 이런 프로그램은 평생학습관을 이용하시는 분들에게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접점이 되는 부분을 실사구시 측면에서 잘 살펴보고 구체적인 협력모델을 잘 만들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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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캠퍼스 공간 가상 이미지(출처: 서울시 50+ 정책 설명서)

 

이런 내용의 사업을 고민하는 지자체가 있을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해 조언을 해 준다면요.

 

50+사업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노인복지와 뭐가 다른지 등등에 관한 이해 없이 시작하면 저는 차별성 없는 비슷한 공간 하나 더 만들어지는 거고 그러려면 섣불리 시작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행정에서 하는 일이니 당연히 단체장의 의지와 마인드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익숙지 않은 개념이니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그래도 저는 마을사업에서 희망을 봐요. 처음에는 아무도 마을사업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현명한 단체장들이 금방 습득하고 새롭고 다양한 마을 사업의 모델을 보여주었듯이 50+사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청소년 관련 기관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만 ‘하자센터’나 ‘청년허브’가 보여준 모습은 사뭇 다른 것이잖아요. 당사자 중심 운동이기도 하고. 베이비붐 세대는 기존의 노인 세대와는 다르다고 얘기하면서 그렇다면 다른 것이 뭔지, 다르기 때문에 이전의 방식과 다르게 하는 것이 뭔지에 대해서 정말 많은 고민과 준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업 수행 경험 있는 사람이 민간에 많지가 않아요. 오히려 경험이 있다면 서울의 경우 시니어 비즈니스 그룹 쪽이에요. 실버산업, 기업 쪽이 더 잘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공공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요. 시민사회에서 이런 사업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조금 위기요소이고 어쩌면 그래서 제가 이쪽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사자가 중심이 되는 운동을 말로 설명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수원은 ‘뭐라도학교’를 통해 축적한 민간 영역의 경험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마인드를 갖춘 시장과 행정 그리고 당사자 중심의 사업을 경험한 주체가 잘 결합되어 지역 조건과 상황에 맞게 진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가 2006년 중장년층 사업을 처음 시작한 게 30대 후반인데, 이제 저도 40대 후반이 되었고 그러다 보니 50+이슈가 곧 저의 문제로 다가오고 제 스스로의 노년의 삶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성공적 노화나 신노년 같은 담론이 너무 생산성, 경제적 활동 중심으로 치우친 것 같아 아쉬움이 듭니다. 얼마 전 읽은 글이 떠오르는데요. “오늘날 노인이 구차스러운 지경으로 떨어지게 된 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궁핍 때문만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자아를 지탱해 주는 문화의 상실에 있다. 문화는 긴 세월 속에서 서서히 변화되고 축적된다. 문화적인 창의력과 수용 능력은 꾸준한 학습과 연마를 필요로 한다. 자아상의 빈곤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노년을 궁색하게 만든다.”(김찬호) 어찌 보면 제가 50+사업에서 ‘문화’를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고, 그게 단순히 프로그램으로 되는 게 아니라, 50세대 스스로 ‘일상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게 노년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우리 부모한테 귀 따갑게 들었던 ‘나처럼은 살지 마라’가 아니라, ‘나 같이 살아도 괜찮아, 이렇게 다양한 노년의 모습도 있는 거야’, ‘나이 50이 되니 이런 게 즐겁네. 60살이 되니 이런 즐거움이 있네’ 라는 걸 우리 자식들에게 보여줘야 한국사회 미래 비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수원시평생학습관. 최근 제가 살아온 경력인데 세 기관 공히 창립 멤버로 들어가 초기 단계부터 세팅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세상사 첫 삽을 잡은 자의 사명이 있고 숙명적인 노고가 있게 마련입니다. 처음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는 예산이 나오질 않아 한 달 동안 딱풀 하나 살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첫 걸음을 떼는 50+재단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서울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남다를뿐더러 정치적으로 예민한 지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50+사업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한편으로는 예의주시하는 눈길도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모범사례를 빨리 만들고자 하는 욕구와 의지가 강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남경아 단장이 보여준 열정과 능력치라면 시기에 관계없이 능히 새로운 전범을 만들어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인류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고령사회. 그리고 한국 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시니어 세대. 이제 그들의 자발성을 신뢰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50+재단의 힘찬 도전에 따듯한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글&인터뷰_정성원(수원시평생학습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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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도 2015.12.04 10:43
    화이팅입니다.
    항상 앞서서 고민하시고 실천해 주셔서 많은 영감과 용기를 얻습니다.
    희망제작소와 수원평생학습관의 활동은 샘물이예요
    멋있게 잘 되실 것 같습니다. 소식지를 보며 늘 감사한 마음 갖고 있습니다.
    관장님 화이팅! 화이팅입니다.!!!!